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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코로나 위기에 의약품 수십종 수출 막는다

입력
2020.03.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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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도 중부 도시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한 공공병원에서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동종요법 치료에 쓰이는 약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하이데라바드=AP 연합뉴스
5일 인도 중부 도시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한 공공병원에서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동종요법 치료에 쓰이는 약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하이데라바드=AP 연합뉴스

세계 주요 의약품 수출국인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약품 수십 종의 수출을 일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의약품 원료 생산이 크게 줄어 확보한 원료 재고가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공장 상당수가 가동을 멈추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발 의약품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료 부족을 우려해 의약품 주성분 26종의 수출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가 당분간 수출을 금한 항목에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 등 해열소염진통제, 에리스로마이신 등 항생제, 프로게스테론(피임약 성분) 등 호르몬제 등 필수 의약품이 다수 포함됐다.

인도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인도 제약산업이 원료의 70%를 중국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도를 비롯해 세계 각국 글로벌 제약사들에 의약품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 공장의 상당수가 코로나19의 발원지 우한과 후베이성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의약품수출입협회 디네시 두아 회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정부가 수출을 금지한 품목 중 일부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 수출하던 것이라, 이들 지역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걸로 예상했다. 그는 “유럽 복제약(특허 만료 의약품)의 26%가 인도산이다 보니 (인도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로) 그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이번에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대상은 전체 의약품 수출의 무려 10%에 상당하는 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의 생산 차질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쇄적인 ‘중국발 의약품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특정 약품이 공급부족 상태라고 발표했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미국 내 주요 의약품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를 면밀하게 주시 중”이라면서 “중국에서만 조달 가능한 원료에 의존하는 의약품만 20종에 달한다”고 밝혔다. SCMP는 “미국이 수입하는 의약품 원료의 80%가 중국ㆍ인도산”이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중국에 의약품 원료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데 열을 올려왔었지만 이것이 초래할 전략적 위험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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