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사회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36명이나 나오자 ‘집단 감염’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집단 감염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인데다, 지난달 소형 유람선에 탑승한 도쿄 택시운전사들의 무더기 감염 악몽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사카에서 확진자 9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들 중 3명이 집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내 A공연장(라이브하우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3명을 포함해 지난달 15,16일 A공연장에서 열린 콘서트 참석자 중 15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틀간 열린 공연에서 약 200명이 어깨가 닿는 가까운 거리에서 선 채로 밴드 연주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도 많지 않아 감염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울러 같은 날 감염이 확인된 30대 남성은 지난달 중순 시내 B공연장을 방문했고, 총 4명의 확진자가 이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달 19일과 23일 B공연장에서 진행된 세 차례의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곳도 170~180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져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오사카 보건소는 A공연장 측으로부터 티켓 구입자 명단을 제공받아 관객들의 건강 상태 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47명의 연락처만 확보했을 뿐, 당일 티켓으로 입장한 90명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오사카 시당국은 해당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상담센터로 연락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크루즈선 집단 감염자 706명을 포함해 국내 확진자가 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1,039명으로 집계됐다. 후생노동성은 6일부터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 검사에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하루 최대 4,000건의 검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검사는 하루 평균 1,0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세계적으로 멈추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4일 사망자가 전날 대비 28명 늘어 107명을 기록했다. 사망자가 100명을 돌파한 나라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이라크에서도 이날 사망자 2명이 처음 발생하는 등 이란에서 시작된 중동 지역의 코로나19 확산도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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