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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싸우는 대구ㆍ경북 의료진에 제주 고교생들 한라봉 300kg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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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싸우는 대구ㆍ경북 의료진에 제주 고교생들 한라봉 300kg 기부

입력
2020.03.05 17:34
수정
2020.03.05 19:12
23면
0 0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들, 직접 재배한 한라봉 300㎏ 대구경북 지역 전달

[저작권 한국일보]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들이 직접 재배한 한라봉을 대학적십자사 제주지사 관계자에게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들이 직접 재배한 한라봉을 대학적십자사 제주지사 관계자에게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 제공.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한라봉 드시고 더 힘내시길 바랍니다.”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애를 쓰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재배한 한라봉을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서귀포산업과학고에 따르면 이들 학생들은 전날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에 “대구경북지역에 보내달라”며 한라봉 10㎏짜리 30박스를 정성스럽게 포장해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경북 상주적십자병원 의료진과 환자, 자원봉사자들에게 학생들의 마음을 담아 한라봉을 전달했다.

이번에 기부한 한라봉에는 재배 과정에서 1년 내내 고생했던 학생들의 사연도 담겨 있다. 학생들은 지난 1년간 실습을 위해 학교 내에 설치된 비닐하우스에서 한라봉을 애지중지하면서 키워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유례없이 제주에 태풍 3개가 잇따라 강타하면서 비닐하우스 지붕이 날아갔고, 한라봉도 폐작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모아 이를 원상 복구했고, 실습시간뿐 아니라 수시로 한라봉 비닐하우스를 오가며 정성을 듬뿍 쏟은 결과 탐스럽게 익은 한라봉을 수확하게 됐다.

학생들은 1차 수확한 한라봉은 서귀포산업과학고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에게 판매했다. 이어 두 번째로 수확한 한라봉은 최근 신종 코로나 극복에 힘들어 하는 경북지역 의료진 등에게 보내자고 뜻을 모아 기부를 결정했다.

김기남(19)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회장은 “1년 동안 땀 흘려 재배한 한라봉을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어 기쁘다”며 “신종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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