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계 종사자 10명 중 3명이 복장ㆍ머리 스타일 강요 등 직장갑질을 당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해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체육 단체 종사자 1,378명(여성 541명ㆍ남성 8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4.1%는 최근 1년 이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절반에 달하는 45.5%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회식 참여 강요(16.7%)가 가장 많았다.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16.2%), 욕설 및 위협적인 언행(13.4%), 음주 또는 흡연 강요(13.1%)가 뒤를 이었다.
성희롱ㆍ성폭력 피해도 적지 않았다. 10.0%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을 직접적으로 당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6.2%는 불쾌감을 주는 성적인 농담 등을 겪었고, 4.5%는 회식 자리 등에서 술을 따르도록 강요 받았다. 한 기관 관계자는 인권위 조사에서 “상사가 ‘차는 여자가 타야 맛있다’는 말을 일삼았다”고 증언했다.
성관계를 전제로 한 승진ㆍ임금 인상 등의 이익 제안(4건), 강제로 입을 맞추거나 몸을 만지는 행위(11건)로 인한 피해 호소도 있었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은 분노·적개심·복수심(29.7%), 무기력·우울감(20.5%), 수치심(19.3%), 불안감(12.4%), 수면장애(10.2%) 등 트라우마까지 겪어야 했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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