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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朴의 참회 없는 ‘옥중정치’, 보수 외연 확장에 도움된다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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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朴의 참회 없는 ‘옥중정치’, 보수 외연 확장에 도움된다 보나

입력
2020.03.0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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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 내용을 전달한 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2020-03-04(한국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 내용을 전달한 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2020-03-04(한국일보)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가 4ㆍ15 총선 판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 태극기 세력과의 경쟁으로 표 분산을 걱정했던 미래통합당은 “총선을 앞두고 전해진 천금 같은 말씀”(황교안 대표)이라며 반색했다. 반면 범여권은 통합당이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중도층 결집의 호기로 삼을 기세다. 하지만 누구 해석이 맞는지 따지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지금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뒤 25년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신세다. 그런 그가 옥중에서 자숙하기는커녕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극렬 지지층만 바라볼 뿐, 탄핵에 공감했던 다수 국민은 여전히 안중에 없는 모양이다.

특히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더 힘들어졌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고 정부를 비판한 대목은, 이것이 과연 탄핵 이후 근신해야 할 사람이 한 말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최순실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 대통령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권좌에서 끌어내린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DNA’는 총선에서도 변함 없이 작동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조국 사태 이후 심리적 내전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를 더욱 분열시키는 무책임한 선동은 자제해야 마땅하다.

통합당은 옥중 편지를 계기로 통합의 외연을 확장할 계기를 맞고, 물갈이 대상이 된 대구ᆞ경북(TK) 현역 의원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옥중 편지는 양날의 칼임을 알아야 한다. 본보와 한국리서치가 1,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이탈한 이른바 ‘스윙 보수’ 가운데 40%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이 옥중 정치를 계속 시도하고 태극기 세력이 공천 지분을 요구하는 구태를 보인다면, 이들은 물론 그나마 돌아온 중도 보수도 등을 돌리게 돼 있다. 통합당이 갈 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공천과 탄핵을 불러온 낡은 보수 이념에 대한 반성과 혁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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