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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경선, ‘워런 변수’ 바이든ㆍ샌더스 세력 균형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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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경선, ‘워런 변수’ 바이든ㆍ샌더스 세력 균형 깰까

입력
2020.03.05 23:00
수정
2020.03.06 06: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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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3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3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번엔 ‘워런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사퇴로 중도진영이 사실상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단일화된 가운데 진보성향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중도하차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워런 의원이 2016년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던 만큼 ‘중도 바이든 vs. 진보 샌더스’ 간 세 대결이 본격화한 현 시점에서 그의 선택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슈퍼 화요일’ 대전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역전극을 가능케 한 최대 동력은 중도진영 후보들의 연이은 사퇴와 지지 선언을 통한 세 결집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전 시장까지 끌어안으면서 향후 경선 레이스에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자극 받은 진보진영에서도 즉각 단일화 요구가 터져 나왔다. 의회 내 대표적 샌더스 지지자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진보운동이 하나로 뭉쳤다면 아깝게 놓친 미네소타나 다른 지역에서 승리했을 것”이라고 썼다. 워런 의원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경선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그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간 완주 의사가 확고했던 워런 의원 측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안방인 메사추세츠에서 3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고 진보진영 내 사퇴 압박이 고조되자 중도하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워런이 경선에서 물러나는 가장 좋은 길을 찾고 있다”면서 워런 의원 측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이 캠프 통합과 공통의 진보 의제 선정 등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같은 논의가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워런 의원이 사퇴하더라도 샌더스 의원을 지지할지는 확실치 않다. 샌더스ㆍ워런 두 의원 모두 진보성향이고 전국민 의료보험, 부유세 도입 등 비슷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워런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과 손잡을 경우 정치적 시너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워런의 일부 지지자들은 그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선 바이든을 지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5년 워런 의원을 만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도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성사되진 않았지만 워런 의원은 이듬해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이 아닌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에 같은 제안을 할 경우 워런 의원이 ‘바이든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워런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면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릴 수 있다. 민주당 경선 구도가 양강 대결로 좁혀진 상황에서 워런 의원의 선택이 중요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진보그룹 내에선 워런 의원을 자극해선 안되며 최대한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카딕 가나파시는 “샌더스 측이 워런을 압박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진보단체 ‘미국의 민주주의’ 의장인 찰스 쳄벌린은 “경선 하차 여부는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워런 자신만의 선택”이라면서도 “우리는 그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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