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이서면 이안이서로가 1단지 아파트가 시행사의 사업포기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업권한을 승계 받아 분양보증이행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사업권한을 상실한 시행사가 입주예정자를 상대로 분양이행 선택을 종용하는 안내 문자를 보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이안이서로가 1단지 입주예정자 등에 따르면 시행업체 A사는 전북혁신도시 인근에 전용면적 59~84㎡, 총 330가구 규모로 2017년 하반기 착공해 2020년 2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A사가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결국 지난달 24일 임대보증 사고사업장으로 처리됐다. 이 아파트 현재 공정률은 56%로 알려졌다.
A사가 분양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시행과 시공 등 일체의 권한이 보증공사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입주예정자는 총 계약자의 3분의2 이상이 동의하면 그동안 불입했던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이외의 경우는 보증공사에서 사업장 상황에 따라 분양 또는 환급 중에 이행방법을 결정한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사업을 포기한 A사가 분양이행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시행사의 사업권이 넘어갔는데도 ‘분양이행을 선택하면 완공 후 수익금 15억원을 계약자에게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된다’는 안내문을 보내 계약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행사는 ‘입주 시까지 공사기간은 10개월이며 새로운 시공사가 이미 현장실사를 했고 입찰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납부한 발코니 확장비를 새로 납부해야 한다’ 등의 헛소문을 유포하고 있다”며 “시공사 부도로 당장 이달부터 중도금 이자 수십만원을 내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계약자 대부분은 환급을 주장하고 있으나 시행사 측이 공사를 계속할 것처럼 혼란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보증공사가 미온적 대응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자 B씨는 “지난달 입주에 맞춰 이사를 준비했는데 이전 집이 팔리지 않고 수입은 끊겨 살길이 막막한 상황”이라며 “시행사가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혼란을 주는데도 보증공사에서는 책임이 없고 계약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증공사 관계자는 “시행사의 개입에 대한 민원을 접수해 인지하고 있으며 잡음이 나지 않도록 공정하게 조치하겠다”며 “계약자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분양보증 약관대로 절차를 진행하고 이후 내부 규정에 따라 최대한 이른 시일에 보증이행 방법을 결정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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