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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나누니 뿌듯” 마스크 대란에 팔 걷어붙인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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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나누니 뿌듯” 마스크 대란에 팔 걷어붙인 어르신들

입력
2020.03.05 17:5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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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재봉틀사업단 할머니들, 면 마스크 제작에 ‘땀’ 

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시노인종합일자리센터 3층 노인일자리사업단에서 ‘할머니와 재봉틀 사업단’ 소속 할머니들이 재봉틀로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고양시 제공
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시노인종합일자리센터 3층 노인일자리사업단에서 ‘할머니와 재봉틀 사업단’ 소속 할머니들이 재봉틀로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고양시 제공

5일 경기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고양시노인종합일자리센터 3층. 김모(69) 할머니와 그의 친구 10여명이 재봉틀로 수제 면 마스크 90장을 뚝딱 만들어냈다.

고양시 노인일자리 사업인 시니어클럽 ‘재봉틀 사업단’ 소속 할머니들로, ‘금스크’로 불리며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마스크 사태에 힘을 보내기 위해 의기투합한 이들이다. 김 할머니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 가만 앉아 볼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스크 모양에 맞게 재단된 4개의 천 조각을 재봉틀로 박음질하는 일이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박음질이 끝나면 그 속에 교체형 정전기 패드를 넣고 다림질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고, 이후에는 포장까지 해야 한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들이 재봉틀을 직접 밟아가며 생산한 마스크는 900장에 이른다. 하루 7시간씩 재봉틀과 씨름한 결과물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인일자리 사업 전체가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사무실에 나오신 분들”이라며 “지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65~80세의 고령이지만 봉제현장에서는 잔뼈가 굵은 기술자들. 마스크가 디자인은 물론 상품성까지 갖추자 관내 6곳의 사회복지관 직원들에게 개당 3,300원씩에 팔려나갔다. 원가 수준이지만, 대민 접촉이 잦은 공무원들이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하는 만큼 우선 공급됐다. 고양시는 이 마스크를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취약계층에 무료로 나눠준다는 계획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할머니들이 급여(월 56시간 근무ㆍ50여만원)를 더 받는 일도 아닌데 열정을 태우고 계시다”며 “시 공무원들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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