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사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반려견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다른 동물이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고 아직까지 반려견에게 증상이 나타난 사례도 없기 때문에 방역지침을 바꾸는 등의 조치는 필요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현욱 한국수의임상포럼(KBVP)회장은 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반복 실험을 통해 사람에게서 반려견으로 감염됐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에 검사상 오류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반려견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반려견에게 증상이 나타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중국이나 홍콩, 한국 등 확진자 가운데서도 반려견을 기르는 이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증상을 보이는 반려견은 없다”며 “반려견의 코로나 감염이 일반화하려면 확진자와 함께 생활한 반려견 역시 쉽게 감염됐어야 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반려견의 코로나 감염 관련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견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되면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지 아니면 단순히 발견된 건지, 항체가 형성된 건지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반려견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라면 반려견 등 동물 접촉을 삼가하고, 반려인 역시 코로나 감염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손을 자주 씻고, 반려견을 목욕시키는 등 위생을 챙겨야 한다 필요는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공기가 아닌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반려견의 가벼운 산책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며 “사스나 메르스 당시에도 반려동물이 감염된 유사한 사례가 있었지만 드문 케이스였다. 방역지침이나 주의사항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려동물 버려선 안돼
반려견 코로나 감염을 발표한 홍콩 당국 역시 동물이 감염원이 될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홍콩 보건부는 주인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려동물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세계소동물협회(WSAVA) 등은 사람→동물 전파의 추가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다만 코로나 확진자라면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만일 감염된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돌봐야 한다면 반려동물 접촉 전후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본 수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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