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기초 연구성과”
중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키기 위해 세포에 침투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중국 웨스트레이크대와 웨스트레이크 응용연구소, 칭화대 공동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표면에 결합한 상태의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해 분석한 결과를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지난 4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기본이 되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관련 진단과 항바이러스 치료 기술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이언스 측은 이번 연구에 대한 시급성과 중요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국제엠바고 없이 곧바로 해당 논문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숙주인 인체에 들어간 다음 세포 안으로 침투해 자기 자신을 증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때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인체 세포의 입구 역할을 하는 게 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수용체 단백질(ACE2)이다. 여기에 바이러스 표면에 튀어나와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라붙으면 생리적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되면서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게 된다. ACE2가 자물쇠라면 스파이크 단백질은 열쇠인 셈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ACE2와 스파이크 단백질이 어떤 구조로 결합하는 지를 알면 바이러스 침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ACE2의 정확한 전체 구조는 과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간 세포가 만나는 해당 위치의 형태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해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가 결합하는 구조를 상세히 밝혀냈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분자생물학적 기초 정보가 제공됨으로써 향후 감염을 억제하는 물질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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