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동부 뉴욕주에서도 친구 및 친구 가족 5명에게 코로나19를 전염한 ‘슈퍼 전파자’가 나왔다. 미국 전 지역에서 공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민주당)은 4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해 주 정부가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선언문에는 보건 담당 공무원이 의료 시설을 지원하고 입원 환자를 수용하도록 계획하는 등에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발령된 비상사태는 이미 주 행정 및 보건기관 등 산발적으로 진행중인 모든 조치들을 공식화하는 것이라고 뉴섬 지사는 설명했다. 뉴섬 지사는 “주는 코로나19 사례를 식별하고 확산을 늦추기 위해 모든 수준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역 사회와 건강 관리 시스템을 더 준비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는 이날 주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플레이서카운티는 코로나19 감염에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있던 고령 남성으로, 로스빌 지역의 병원에서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아왔다. 이 환자는 지난달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까지 여행을 다녀왔으며 이때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일본 상륙 전 코로나19에 노출돼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됐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같은 회사 소속이다.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 해안가에 집중되어 있던 코로나19 환자는 동부로도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뉴욕에서 나온 두 번째 확진자(남성)가 뉴욕 교외 웨스트체스터에서 맨해튼 직장으로 통근하면서 대중교통을 사용해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미 이 남성이 친구 등 5명에게 코로나19를 확산시켰다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4일 발표했다. 이날까지 뉴욕주 확진자는 11명이 됐다. 뉴섬 지사도 “4일 현재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29명이며 이 중 59명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했다”며 “미국 전체 사망자는 워싱턴주 10명을 포함해 총 11명이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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