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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보내려던 의료품, 한국에 기부한 KAIST 중국인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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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보내려던 의료품, 한국에 기부한 KAIST 중국인 학생들

입력
2020.03.05 10:48
수정
2020.03.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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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겪는 한국 의료진 돕는 게 우리 의무”

3월 2일 'KAIST 중국인 커뮤니티'의 처 이(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 왼쪽), 안 꾸어유엔(전산학부 석사과정, 가운데) 학생이 이윤정 교내 클리닉 원장에게 대구에 기부할 의료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KAIST 제공
3월 2일 'KAIST 중국인 커뮤니티'의 처 이(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 왼쪽), 안 꾸어유엔(전산학부 석사과정, 가운데) 학생이 이윤정 교내 클리닉 원장에게 대구에 기부할 의료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중국인 학생과 연구원, 교수 10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대구 지역에 의료물품을 기부했다. 당초 고국으로 보내려던 물품을 한국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남에게 물 한 방울만큼의 은혜를 받으면 샘물 전체로 보답해야 한다(受人滴水之恩, 當涌泉相報)’는 중국 속담을 들며 “한국 의료진을 돕는 게 우리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AIST는 5일 학내 중국인 커뮤니티가 지난달 27일 기부 의사를 밝혀왔고, 이들이 내놓은 의료물품을 대구시청 사회재난과에 4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료물품은 방호모 1,280매, 방호경 15개, 쉴드 마스크 2세트, 방호복 57개 등 총 약 250만원 상당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고군분투하는 고국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월 27일 모금을 시작했다. 12일간 모은 249만원으로 의료물품을 구매했는데, 배송을 기다리던 20여일 동안 한국 상황이 급변했다. 2월 중순이 지나며 감염이 급격히 확산돼 물품이 도착한 2월 25일에는 국내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했다.

모금으로 마련한 의료물품을 고국 대신 한국 의료진에게 기부한 KAIST 중국인 커뮤니티 구성원들. KAIST 제공
모금으로 마련한 의료물품을 고국 대신 한국 의료진에게 기부한 KAIST 중국인 커뮤니티 구성원들. KAIST 제공

이 상황을 본 커뮤니티는 의료물품을 중국에 보내기보다 한국에서 활용하는 게 더 요긴할 거라고 판단하고 기부 방향을 바꿨다. 커뮤니티 대표인 전산학부 석사과정 안 꾸어유엔(安国元)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 대책반과 담당 부서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캠퍼스로 복귀할 수 있었고, 모국도 한국 정부와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입국 후 캠퍼스 복귀 전 자가격리 기간 동안 중국인 학생들을 돕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교직원들께 감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통된 적은 이 병 자체라고 강조했다. “나라들이 서로 돕는 게 바로 자기 자신을 돕는 일이라고 우리 커뮤니티는 생각한다”며 안씨는 “이 작은 기부로 의료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조금이나마 충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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