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남도 해주만에서 채취된 모래가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해 중국 등으로 반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안보분야 전문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비정상적인: 북한의 모래 준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C4ADS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중국에서 출발한 수백 척의 선박이 북한 해주만에서 모래를 채취해, 바지선을 통해 중국으로 운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싱크탱크는 이 기간 최소 279척의 선박이 해주만에서 모래 채취ㆍ운반 활동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는 동원된 선박이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과 민간 상업용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북한의 모래 반출을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지난해 5월 16일 찍힌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해주만 특정구역 내에서 112척의 선박이 포착됐고, 이 중 최소 6척이 모래를 채취하고 주변엔 이를 운반하기 위한 바지선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C4ADS는 또한 AIS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해주만에서는 최소 1,563건의 선박 입항이 있었다면서, 이는 2017~2018년 2년간 418건의 해주만 입항 건수가 있었던 것과 대비해 확연하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산 토석류 등의 공급ㆍ판매ㆍ이전을 금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 위반이라면서 “국제사회의 엄격한 감시 속에서도 전례 없는 규모로 이뤄지는 이러한 모래 반출은 북한의 제재 회피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대담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주만의 모래 채취는 석탄·유류·무기 등 기존의 북한 불법자금 조달에 이용하는 수단 이외의 다른 분야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