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신원은 알리지 말고 코로나19 예방에 써주세유…”
기초생활수급자인 80대 할머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예방에 써달라고 현금 300만원을 쾌척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충남 서산시청을 찾아온 80대 김모 할머니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300만원을 내놓았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심장병 수술을 받을 때 도움 받은 300만원을 언젠가는 갚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조금씩 돈을 모아 왔다”며 이렇게 뜻있게 사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고, 작은 금액이지만 코로나19 예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할머니는 성금을 내놓으면서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시청 직원에게 신신당부 했다.

할머니는 지난해 7월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심장병 수술비 3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수술 이후 건강을 회복한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지원금을 받아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에도 지원금 일부를 매월 저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어려운 형편에 생활비를 아껴 쓰셨을 어르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민 여러분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해 주시는 만큼 철저한 방역행정으로 지역사회 확산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