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스크 매점매석 등을 단속한 지 6일 만에 마스크 782만장을 압수하고 151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마스크 품귀가 극심한 가운데, 마스크로 폭리를 얻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마스크 특별단속팀을 운영한 결과 매점매석 행위 등으로 151명을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기간 마스크를 이용한 사기 행위로 18명이 구속되는 등 총 24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스크 매점매석은 제조업자와 유통업자, 일반인 할 것 없이 다각도로 이뤄졌다. 가장 무난한 방법은 제조ㆍ유통업자가 입수한 마스크를 창고에 쟁여두는 것이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스크 28만장을 폭리 목적으로 창고에 보관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를 검거했다. 인천공항 단지에서는 46개 판매업체 대표들이 마스크 367만장을 창고에 쌓아두기도 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중국 수출을 위해 마스크 6만장을 쌓아두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 없이 4만장을 판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마스크를 다량으로 구하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보다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 인증서를 위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일반인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마스크 6,000장을 사들인 후 2배 가격으로 되팔았다. 부산의 한 마스크 제조업자는 일반 한지 마스크를 기능성 마스크로 속이고 인증서를 위조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 마스크 120만장을 판매했다. 마스크 품귀를 이용해 ‘한몫’ 챙겨보겠다고 온갖 사람들이 달려든 모양새다.
한편,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불안해진 심리를 악용한 사기 행위도 기승을 부렸다. 경찰은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수사전담요원 346명을 지정하여 이날까지 마스크 사기 83건을 적발했다. 내ㆍ수사 중인 사안까지 합치면 사건은 2,970건으로 늘어난다. 피해 금액이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범행 수법은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대량 판매를 한다고 속여 돈만 받아 챙긴 경우가 가장 잦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스크 4만3,000개를 판매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3명으로부터 약 1억1,000만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구속했다. 제주 국제범죄수사대는 유사한 방법으로 중국인 4명에게 약 1억7,000만원을 가로챈 중국인을 구속했다.
경찰청은 단속에서 확인된 마스크 639만장이 공적 판매처 등을 통해 신속히 유통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적 혼란이 가중된 상황을 악용한 마스크 매점매석 등 유통질서 교란 행위와 판매 사기 단속에 치안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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