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인천에서 가족간 접촉을 제외하고 지역사회나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내외국인 입출국도 잦았지만 현재까지 확진자도 9명으로, 국내 전체 확진자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는 첫 확진자가 나와 오히려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 경각심이 높아진 점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인천 확진자는 9명이다. 국내 전체 확진자(4일 오후 11시 기준 5,621명)의 0.16% 수준이며,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0.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가족간 접촉 외에 지역사회ㆍ집단 감염 사례도 전무하다.
국내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인 인천 1번 확진자는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35)으로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을 가려던 환승객이었다. 인천 2번 확진자는 신천지 예수교 대구교회를 방문한 여성(60)으로, 지난달 22일 확진 판정을 받기 닷새 전에 인천 부평구로 이사를 왔으나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주민등록상 대구시민이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인천 3번 확진자(57세 남성)는 문화해설사로 서울에서 중국인 관광객과 접촉했다. 이중 1번과 3번 확진자는 퇴원한 상태다.
인천 4번(28세 여성)과 5번(64세 남성), 7번(57세 남성) 확진자는 서울 직장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였다. 6번 확진자인 44세 연수구 거주 남성은 대구를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 인천 8번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48)은 신천지 과천교회 집회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8세 초등학생으로 최연소인 인천 9번 확진자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아버지(서울 확진자)와 접촉했다.
인천에선 서울 성동 아파트(12명 감염)와 종로 노인종합복지관(6명), 충남 천안 운동시설(80명) 등 집단 감염 사례도 없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ㆍ경북지역과 지리적으로 멀고 검역 수위가 높은 관문도시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졌고,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같은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 지역사회 감염을 막은 주된 원인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시 측은 “공항과 항만이 위치해 내외국인의 입ㆍ출국이 잦은 만큼 초반부터 모든 행정기관이 공조해 물 샐 틈 없는 방역과 의료 체계를 마련해 철저하게 대응해온 결과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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