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스파게티를 해 먹으려고 한 움큼의 면을 삶다 절반은 버린 경험. 미역국을 끓이려다 불어난 생미역에 기겁한 경험. 밥숟가락으로 국물 간을 보다 입천장을 덴 경험 등. 인터넷과 방송엔 친절한 요리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막상 요리할 땐 예상치 못한 경험만 넘친다.
책은 이런 경험의 오차를 줄여 보다 맛있고,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비법을 조리도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손에서부터 타이머 저울 온도계 계량컵 등 널리 알려진 도구와 식기세척기와 에어 프라이기 등 최신 유행 가전에 이르기까지 60여개의 조리 도구를 다루는 일명 ‘조리 도구 백과사전’이다.
특히 요리 초보일수록 연장이 중요하다. 건축학과 출신 음식평론가인 저자는 조리 도구를 적재적소에 쓰기만 해도 음식의 맛과 조리 과정의 효율이 월등히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가령 젓가락으로 생선 뼈를 하나하나 발라내는 것보다 숟가락으로 생선의 몸통을 누르고 지느러미를 따라 포크로 한번에 가시를 발라내는 것이 효율적이다. 라면을 끓일 때도 계량컵을 이용해 물의 양을 정확하게 맞춘다면 여러 개의 라면을 끓여도 면발이 들쭉날쭉 하지 않다.

조리 도구의 세계
이용재 지음ㆍ정이용 그림
반비 발행ㆍ288쪽ㆍ1만7,000원
저자는 좁은 공간과 넉넉하지 않은 예산 안에서 요리에 도전하는 20~30대 1인 가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썼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부담을 느끼는 대부분의 가정에 요긴하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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