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칸분슌 “韓 수험생에 면접 점수 0점 줘”
일본 사학법인 가케(加計)학원 산하 오카야마 이과대학 수의학부가 지난해 입시에서 한국인 응시자를 전원 불합격시켰고 이를 위해 면접에서 0점 주는 등의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4일 보도했다. 가케학원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2016년 오카야마대학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의 권력이 배경으로 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에히메현 오캬야마이과대학 이마바리 캠퍼스에서 실시된 수의학부 A방식의 추천입시에서 한국인 응시자 8명 전원이 면접에서 0점을 받고 불합격했다고 가케학원 간부급 직원인 다케다 아키(武田晶ㆍ가명)씨가 주장했다.
슈칸분슌이 입수한 내부문서에는 수험생의 △수험번호 △출신지 △득점 △합격 여부 등이 적혀 있다. 이와 관련, 다케다씨는 이 중 출신지가 ‘외국’이라고 표기된 불합격 응시자 8명이 한국 수험생이라고 밝혔는데, 이들의 면접 점수는 모두 0점이었다. 불합격한 지원자 중 일부는 면접 점수가 10점만 되었어도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입시에서는 학과 2개 과목, 면접, 고교 성적을 반영한 평점평균치 등 4개 영역에 50점씩 배점돼 200점 만점으로 A방식 추천입시가 실시되며 외국인에겐 평균 평점치를 일률적으로 35점을 주게 돼 있다고 다케다씨는 설명했다.
다른 직원도 앞서 입학한 한국인 학생 중 일부의 성적이 부진하자, 수의학부 교수들이 한국인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에 난색을 보였고 자의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게 면접이 도입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대학의 수의학부 교수진들은 한국인 지원자가 면접에서 0점을 받은 것에 대해 “일본어 의사소통이 현저히 곤란했다”고 학내에 설명했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이에 다케다씨는 “일본어로 출제되는 학과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지원자의 일본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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