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탑차는 되고 운전자는 안되고

일본 시모노세키항 선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냉동탑차를 이용한 한국발 수산물 수입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중소 수산물 수출업계 대부분이 수산물을 적재한 냉동탑차를 통째 선박에 실어 수산물을 일본 현지 수요처에 전한 뒤 다시 빈 냉동탑차로 돌아오는 방법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런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일 수산물 수출의 주요 항구인 일본 시모노세키항과 부산을 운항하는 유일한 선사인 ‘관부훼리’가 최근 한국발 선박에 냉동탑차 선적을 14일까지 중지시켰다.
냉동탑차에는 한국인 운전자가 탈 수밖에 없는데, 관부훼리는 한국인 운전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냉동탑차의 선적을 금지한 것이다. 일반 화물 수산물은 그대로 수입 허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 선사들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은 받고 여객은 받지 않고 있는데, 관부훼리는 여객의 범위를 냉동탑차 운전자까지 확대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수산업계는 후쿠오카와 오사카항 등으로 물량을 우회하고 있지만 이들 항구도 신종 코로나 상황에 따라 냉동탑차를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우리 수산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한국 수산업계는 참치를 비롯한 수산물을 컨테이너 또는 냉동탑차에 적재한 후 이를 선박을 이용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컨테이너는 20톤(참치 기준) 이상만 보낼 수 있어 물량을 채우기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해 중소 수출업체들은 대부분 ‘트럭 복합일관(냉동탑차)수송’이란 방식을 이용한다. 화물을 차량 교체 없이 신속하게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어 우리 업계 대부분이 이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관부훼리 선사의 독자적인 결정이며, 일본 정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나 다른 선사들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면 우리도 모니터링해 관여하고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같은 상황 반복된다면 일본 현지에서 운전자를 고용하게 한다든지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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