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3명 중 2명이 집단감염… 하루 추가확진 500명 아래로 내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3명 중 2명은 집단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가 증상이 없을 때에도 전파력을 갖는데다, 보통 ‘슈퍼 전파자’로부터 비롯되는 집단감염이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ㆍ도에서 모두 발생해 최악의 경우 전국적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신종 코로나 환자가 대구에서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2월 20일 이후)을 고려하면 확진환자들의 평균 완치(16.3일) 기간이 지나는 이번 주부터 퇴원자도 크게 늘 전망이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체 확진환자 5,328명 중 3,493명(65.6%)이 집단감염으로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의 집단감염 환자가 2,5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이 2,583명, 청도대남병원 관련이 2명이다. 이들은 대구 지역 전체 환자의 64.5%를 차지했다. 경북(526명ㆍ전체의 68.0%), 경기(101명ㆍ74.3%), 서울(99명ㆍ62.6%) 등이 대구 뒤를 이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대구 이외의 지역에선 신천지 교인으로부터 시작된 2ㆍ3차 감염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ㆍ울산ㆍ전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집단감염으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는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었다.
중대본은 이날 수원시 영통구 소재 생명샘교회에서 확진환자 6명이,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 서울숲더샵에서는 12명이 확인됐고 충남 천안시에선 운동시설을 중심으로 80명의 확진환자가 대거 발생하는 등 소규모 집단감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구 외 수도권 등 타지역의 확산세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천지 교인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전파가 3ㆍ4차 또는 그 이상의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움츠러들지 않을 거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신규 확진환자는 435명(오후 4시 기준)이 늘어 전체 확진환자 수는 5,621명에 달했다. 전날(851명)보다 증가세가 줄었고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일간 확진환자 발생 수가 500명 이하로 내려갔다. 하지만 집단감염을 주도하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과 고위험군 대구 시민들에 대한 진단검사가 끝나지 않아 확산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날 청도대남병원 입원 환자 등 7명이 격리해제 됐고,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중증환자(인공심폐기 치료자) 1명이 완치판정을 받았다. 기저질환이 없는 60대 여성이 숨지는 등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 1만914명 중 7,913명이 진단검사를 마쳤다. 검사 결과가 통보된 5,715명 가운데 3,168명(55.4%)이 확진 판정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진단검사를 계속 하겠지만 자가격리 3주째가 되는 오는 8일까지도 증상이 없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은 진단검사 없이 격리해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집단감염을 일으킨 신천지 대구교회의 마지막 예배일(2월16일)에 바이러스의 소멸 기간(3주)을 더해 격리해제일을 정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는 부족한 진단검사 여력을 고령자ㆍ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대구시민에 집중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대구 시민 약 1만1,000여명의 검체가 채취됐고 1,300여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대구신자들은 물론 대구시민의 확진률도 높은 편이어서 당분간 환자 증가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천지 신자와 시민들의 이번 주 진단검사 결과를 보면 신종 코로나의 확산세가 계속될지 꺾일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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