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 이 계속된 4일 마스크 관리 주무부처 책임자는 국회에 나와 엉뚱한 법안 처리에 매달렸다. ‘언제부터 마스크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지만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확답도 못한 채 1시간 20여분 동안 답답한 장면만 연출했다.
이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문제는 이날 법사위에 상정된 안건이 신종 코로나나 마스크 관련 법안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8개의 식약처 소관 법률이 논의되기는 했지만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관련 법안은 화장품법, 축산물위생관리법,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개정안 등이었다. 마스크 대란이라는 초유의 상황인 만큼 처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도 무방한 법안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원래 식약처 관련법이 법사위에 상정되면 처장이 가게 돼 있고 지금까지 쭉 갔다”며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처장이 가고 불참을 하려면 3당 간사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사위에서 이 처장 참석 요청도 있었고,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도 있었던 만큼 그 길에 이 처장은 국회에도 출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기획조정실장을 대리 출석시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처럼 국회 대신 현장을 지켰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처장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답변 자체도 답답했다. 이 처장은 “마스크 중복 구매를 제한하거나 구매 이력을 추적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번 주 내 마스크 수급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없다는 여야 의원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제대로 공급되는 시기’를 거듭 질문했지만 이 처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 식으로 원론적 답변만 하다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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