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강화 등 11인 체제로
27일 주주총회 통과 여부 주목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조원태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사내·외 이사를 총 11명으로 구성한 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달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표결할 안건을 심의, 확정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조 회장의 측근이자 델타항공과의 협력 관계 구축에 디딤돌을 놓은 하은용 대한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에 추천했다. 한진칼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공석에 하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현 이사진인 조 회장,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등과 3인 사내이사 체제를 주총 안건으로 의결했다.
한진칼은 또 사외이사로 금융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새로 추천한 후보는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 변호사 등 5명이다. 이들은 이달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를 제외한 주인기 한국회계사연맹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과 함께 8인 사외 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한진칼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2가지로 압축됐다. 역시 최대 관심사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다. 지난해 12월 26일 주주명부 폐쇄 시점 기준으로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은 총 33.45%이고 3자 연합(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의 지분은 31.98%이다. 조 회장이 주총에서 재선임되기 위해선 출석 인원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즉 출석률이 66.9% 미만일 경우 조 회장의 재선임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이 되면 변수가 발생한다. 한진칼이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에 난색을 표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 회장의 완전 퇴진을 요구한 3자 연합 측에선 어떻게든 조 회장의 재선임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총 이후, 한진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을 이끌어갈 한진칼의 이사진 구성도 눈 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이날 이사회에선 지난달 13일 3자 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7명의 사내·외 이사후보 역시 주총 의결 안건으로 확정했다. 당초 3자 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등 총 8명의 후보를 추천했지만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자진 사퇴하면서 7명으로 줄었다. 이로써 이번 주총에선 총 18명의 이사 후보에 대해 각각 표결을 진행, 이사 선임 여부를 확정하게 됐다.
한편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이 최근에도 지분 확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주총 이후 주도권 싸움을 대비하고 있는 만큼 각 진영이 얼마나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느냐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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