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김범수 의장 사재 포함 40억원 기부하기로
삼성과 LG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거액의 구호 성금과 협력사 지원책을 내놓은 두 그룹은 이번엔 나란히 계열사 소유 건물을 환자 격리치료 시설로 제공했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대표 대기업으로서 국가 재난 상황에 맞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사회적 평판이나 소통을 중시하는 젊은 총수들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4일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생활치료센터가 개소된 삼성 영덕연수원에 삼성의료원 산하 3개 병원(삼성서울, 강북삼성, 삼성창원) 의료진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중증도 이상 환자와 경증환자의 치료 체계를 이원화하는 정부 시책에 맞춰 지난 2일 숙소 300실 규모의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자발적으로 제공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파견 의료진은 보건복지부의 의료단에 소속돼 입소 환자 210명의 건강상태를 살필 예정이다.
LG그룹도 이날 경북 구미시의 LG디스플레이 기숙사와 경북 울진군의 LG생활연수원을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구미 기숙사는 원룸 267개실, 투룸 116실 등 383실을 갖췄고, 울진 연수원은 임직원 휴양시설로 167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거쳐 치료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격리치료 시설 부족 상황을 해소하고 신속하고 효율적 진료가 이뤄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피해 구호를 위한 성금 및 물품도 쾌척했다. 삼성은 14개 계열사 공동으로 사단법인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총 300억원(구호물품 50억원어치 포함)을 기부했고, LG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50억원과 함께 LG생활건강 명의로 10억원 상당의 위생용품인 핸드워시를 기탁했다.
양사는 또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생산망 마비로 어려움에 처한 협력사 지원에도 나란히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은 지난달 9일 무이자·저금리 대출, 물품대금 조기지급 등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경영안정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LG전자는 중국 등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던 협력사가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늘리면 약속한 물량 구매와 더불어 무이자 대출을 조건으로 한 지원책까지 내놨다.
한편 카카오도 이날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자사 주식 20억원을 포함한 4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의장이 최근 사태를 보며 기부를 결심하고 회사에 뜻을 전달했으며, 구체적인 기부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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