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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스토커’ 임현정 “베토벤 연주의 핵심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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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스토커’ 임현정 “베토벤 연주의 핵심은 ‘자유’”

입력
2020.03.06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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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탄생 250주년, 쏟아지는 베토벤 책들 

파격적 베토벤 연주로 이목을 끌었던 피아니스트 임현정. 한국일보 자료사진
파격적 베토벤 연주로 이목을 끌었던 피아니스트 임현정.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를 신격화한 나머지 딱딱한 고급음악으로 연주하는 것이야말로 베토벤의 뜻에 가장 반하는 것이다.” ‘베토벤 스토커’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결론이다.

2020년은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의 탄생 250주년이다. 250주년을 맞아 피아니스트, 음악평론가 등 베토벤에 빚을 진 사람들은 저마다 베토벤 책을 내놓고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임현정이 내놓은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원앤원북스 출판). ‘왕벌의 비행’ 연주 동영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음반 녹음 제의를 받자 대담하게도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녹음작업을 했다. 24세 때 일로, 임현정은 지금도 최연소 전곡 녹음 연주자로 남아 있다.

어린 나이에 이렇게까지 한 것은 괜한 객기가 아니었다. 임현정 스스로가 베토벤의 친필 편지에서부터 온갖 평전과 연구서 등 3,000여쪽에 달하는 자료들을 독파해낸 ‘베토벤 스토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베토벤. 한국일보 자료사진
베토벤. 한국일보 자료사진

당시 임현정의 베토벤 연주는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책에 잘 드러난다. “연주자들은 종종 ‘베토벤 스타일’답게 연주하라는 당황스런 요구를 듣는데, 어떻게 (현대의 우리가) 베토벤 자신도 모르는 베토벤 스타일을 운운할 수 있는가?” 베토벤은 인류의 자유와 평등을 중시했다. 자신의 작품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추구한 만큼 ‘이것이 베토벤 스타일이니 이렇게 연주하라’는 것 또한 베토벤의 본뜻과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서적들. 왼쪽부터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소리 잃은 음악’ ‘베토벤: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 각 출판사 제공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서적들. 왼쪽부터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소리 잃은 음악’ ‘베토벤: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 각 출판사 제공

미국 베일러대 음악학자 로빈 윌리스가 쓴 ‘소리 잃은 음악’(마티)은, 청각장애가 있는 아내 바버라를 통해 베토벤을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바버라를 10여년간 돌보던 윌리스는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의 말년을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아내를 간호하면서 알게 된 뇌과학적 지식과 경험 등을 음악연구와 접목했다. 소리 대신 음악의 물리적ㆍ시각적 측면에 집중했다던 베토벤을 통해 뇌의 소리 인식 체계를 설명하는 대목은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베토벤: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북캠퍼스)는 독일 음악학의 대가 마르틴 게크가 베토벤에 관련된 인물 36명을 다뤘다. 문학자 괴테, 철학자 니체 등의 입을 통해 베토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은규가 쓴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아르테)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을 직접 쏘다니며 베토벤의 자취를 기록한 보고서다. 음악적 영감을 줬던 라인강 산책로, 베토벤에게 인맥을 만들어준 빈의 브로이닝 저택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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