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3세가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던 중 사망해 사망자 가족이 해당 의료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의류재벌 로팅퐁(羅定邦)의 손녀 보니 에비타 로씨가 지난 1월21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A 의원에서 지방 흡입과 유방 확대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해 로씨의 남편인 대니 치씨가 A 의원 소속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을 상대로 이날 홍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로씨는 1월 21일 수술을 받던 중 고통을 호소하며 몸을 뒤척였고, 의사들은 진정제를 추가로 투입했다. 이후 로씨의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대형병원인 은평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의료진들은 과실치사와 수술 전 서류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술 전 마취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등을 점검하지 않았고 마취 전문의가 수술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환자 서명이 있어야 할 수술 위험 고지서에 병원 측 서명이 있다는 게 남편인 대니 치씨 주장이다. 그는 아내의 죽음으로 상속받을 예정이었던 재산의 3분의 1을 잃었고, 아내를 통해 받는 상당 수준의 연간 수익도 잃게 됐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호츄밍 홍콩성형외과협회 회장은 “로씨 죽음은 마취 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치거나 잘못된 마취제 투여는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소송이 홍콩 법원에서 진행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라우카와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는 “홍콩인이나 홍콩 의료기관의 수술이 아닌 만큼 홍콩 법원이 한국인을 소환해 소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 측은 “홍콩 법원 소송 제기는 시작일 뿐 한국에서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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