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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시설로 내놓고, 예배는 집에서… 확 달라진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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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시설로 내놓고, 예배는 집에서… 확 달라진 개신교

입력
2020.03.05 04:30
수정
2020.03.05 13: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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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경증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수련원을 비롯한 자체 시설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경증 환자들에게 제공할 경기 파주 영산수련원.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대형 교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경증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수련원을 비롯한 자체 시설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경증 환자들에게 제공할 경기 파주 영산수련원.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맞아 개신교계가 태도를 확 바꾸고 있다. 연수원 등 교회 시설을 경증 환자를 위해 내놓는가 하면, 예배당 예배를 가정 예배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내부에서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를 상대로 이단 공격에 집중하거나 주일 예배를 고집하면서 비판 받던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

4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교인 10만명)는 경기 안성수양관, 충북 제천기도동산 등 2곳을 경증 환자 수용 시설로 제공키로 했다. 각각 1,200여명,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여의도순복음교회(등록 교인 56만명)는 경기 파주시 영산수련원 2개 동(800여명 수용 가능)을, 광림교회(교인 10만명)는 경기 포천 광림세미나하우스(방 110개)를 각각 수용 시설로 내놨다. 구체적인 수용 인원과 절차, 방식 등은 보건 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다. 교계 관계자는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들이 병상 부족으로 겪는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교계 내부에선 예배당 예배를 가정 예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교단(예장통합)의 교단지 ‘한국기독공보’에는 정장복 한일장신대 명예총장의 기고문 ‘예배 없는 예배당을 보면서’가 실렸다. 이 글에서 정 총장은 “‘예배 잠정 중단’이라는 팻말은 잔인한 일제의 핍박이나 어떤 사건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일이지만, 지금의 현상은 전쟁터에서 날아온 총탄을 피해야 하는 절박한 환경”이라며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림이 교회의 예배를 단절시키는 게 아니라 장소의 일시적 변경임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은 예배당 예배를 고수하자는 주장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예배를 드리다가 ‘코로나19’에 걸려 죽으면 순교라는 주장도 있다”며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해 제2의 신천지가 된다면 우리 교회는 사회의 신뢰를 잃고 온전한 예배 회복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 역시 기고문에서 주일 예배 강행 주장을 두고 “지금 사회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라 시민적 공공성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 이후 교회와 예배에 대한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일찌감치 온라인 예배를 주장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또한 “우리의 안전을 위해 모두 함께, 지금부터 (만남과 종교 행사를) 잠시 멈추고 자신과 이웃을 차분히 지켜내자”며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권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2주간 동참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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