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 졸업ㆍ임관식 첫 참석… 축사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에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강한 안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공교롭게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거세게 비난한 다음날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8기 공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단상에 선 문 대통령은 “엄중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여러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국민들은 여러분의 늠름한 모습에서 안보의 든든한 힘을 느끼실 것”이라는 말로 축사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창군 당시 경비행기 스무 대, 병력 1,600여 명에 불과했던 공군은 이제 첨단 항공기 700여 대, 6만5000여 명의 병력을 갖춘 국가안보의 핵심전력으로 성장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우리 공군의 역사가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 미래 공군의 주역인 여러분도 자부심을 품고 새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는 6ㆍ25 전쟁 70주년이자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다. 전쟁의 비극을 되돌아보면서 안보와 평화의 의지를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총성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철통 같은 안보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내는 데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에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정부는 출범 초부터 국방예산을 꾸준히 늘려 올해 역대 최초로 국방예산 5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호크 도입과 군 정찰위성 개발사업으로 감시정찰 자산을 늘리고 있다” “새로 도입한 공중급유기는 30분이었던 원거리 항공작전을 두 시간 이상 가능케 했다”고 열거했다. 문 대통령의 축사에 앞서 F-35A 스텔스전투기는 축하비행을 선보였다.
이러한 발언은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내로남불’을 비난한 다음날 나왔다. 청와대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강한 유감” “중단 요구”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 김 제1부부장은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쥐어짜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어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상대라고 대해주겠는가”라며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졸업 및 임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도 학부모 초청 없이 개최됐다. 졸업한 생도는 158명 중 외국군 수탁생 4명을 제외한 생도들은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문 대통령의 공사 졸업 및 임관식 참석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엔 육군사관생도, 지난해엔 해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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