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며 백신과 치료제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국의 연구진들이 관련 연구개발(R&D)에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상반기 중으로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RP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은 제약 업계와의 면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치료제는 앞으로 2개월 내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제약회사들이 각자 개발 중인 서로 다른 치료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미 정부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다. 이날 제약회사와의 면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참석 하에 이뤄졌으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치료법과 백신 개발을 빨리 끝내라는 주문을 했다고 NRP는 전했다. 텍사스 오스틴 지역방송 KXAN은 펜스 부통령이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6주 안에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체내에서 무력화시켜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은 올해 안에 힘들 것이란 의견을 내고 있다. NRP 보도에서 국립보건원(NIH)의 앤서니 파키는 “제약회사들이 아무리 빨리 일해도 백신 개발에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KXAN 보도에서도 텍사스대 분자생물학과 부교수 제이슨 맥렐런 박사는 “백신 개발에18~24개월 걸릴 것”이라며 “동물 시험, 초기 백신 제조, 임상 시험, 식품의약국(FDA) 승인, 대규모 생산 및 유통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동물 실험은 이미 진행 중이지만 자원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험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1단계 테스트는 수십 명 규모로 진행되지만, 안전성과 효율성을 입증하는 2단계 시험과 대조군을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3단계 시험은 각각 수백 명, 수천 명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2002년 사스 발병 이후부터 수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구해 온 전문가 멕렐런 박사는 코로나19 보도 직후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구성도를 분석해 전 세계에 공유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 침입할 때 활용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에 항체를 결합하는데 성공한다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메럴런 박사는 “우리의 구성도를 활용하면 항체를 찾아내는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스파이크 단백질 정보를 기반으로 항체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기존에 알려진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1개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해냈다. 연구진 측은 “단백질에 결합 가능한 항체를 찾은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를 찾아낸 셈”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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