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2020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자신했다. 하지만 IOC의 의지와 달리 점점 비관적인 전망만 쏟아지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4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이사회에서 “각국 및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도쿄 올림픽 준비를 계속 해달라”고 당부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취한 모든 조처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면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있어 선수들과 국가올림픽위원회, 종목별 국제 연맹, 각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유연성을 환영한다. 모든 당사자가 코로나19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OC의 희망과 달리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며 4일 기준 전 세계 77개국에서 9만2,000명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개최지인 일본의 누적 확진자수도 1,000명에 도달했다. 이에 3월 한 달간 일본 전역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홋카이도에선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바흐 위원장은 “선수들은 계속 준비하라”고 했지만 종목별 예선 일정부터 잇따른 연기와 취소로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스타들이 도쿄행을 포기하고 있다. 남자 골프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3일 골프 선수 중 첫 불참을 선언했다. 4년 전 리우올림픽 때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대거 불참했던 골프 선수들은 존슨을 신호탄으로 이번에도 집단 불참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미국)도 하계 정식종목이 된 스케이트보드에 출전하겠다고 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 불참하기로 했다.
올림픽 취소나 개최지 변경 주장 등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일본도 처음으로 개막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3일 국회에서 “올림픽 개최 결정은 IOC가 내린다. 5월 말이 중요한 결정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강행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연기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5일 딕 파운드 IOC 위원이 5월을 분기점으로 내다보고 최악의 경우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다. 일본 내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은 7월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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