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
“한은, 기준금리 인하 서두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경제 충격이 1분기에 그치지 않고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일 공개한 ‘전염병과 경제학’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에는 경제 충격이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1분기 말부터 2분기까지는 대(對)중국 수출입 경로를 통해 국내 수출산업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실장은 올해 1분기에 발생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기 반등세가 중단되고 다시 경기가 침체하는 ‘더블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1월까지 전체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거시 경기지표들은 비교적 양호하나 이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률 및 경기 종합지수의 하락 반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반기 경제 성장에는 1분기 내수 위축으로 인한 영향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한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로 인한 공급 충격, 중국 내수 시장 침체로 인한 한국산 제품 수요 충격이 동시에 발생해 한국의 수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또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인한 소비심리 둔화가 2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한국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시장 위축을 겪게 되면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은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의 경우 상반기 침체의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집행 등으로 인해 반등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불황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동아시아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력 급감, 중국 내수 침체로 인한 국제 교역 및 투자 둔화, 코로나19 확산 지속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겹치면 총체적 위기로 비화할 수 있고 한국도 이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주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슈퍼 추경’이나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정책 면에서 “재정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통화정책 면에서는 “상황이 급박해 금리인하 시점에 따라 추경 효과가 커지거나 반감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시기가 멀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한은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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