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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생전 언어로 된 불교 계율, 우리말로 첫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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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생전 언어로 된 불교 계율, 우리말로 첫 완역

입력
2020.03.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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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전재성 박사, ‘비나야삐따까’ 출간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가 한글로 완역해 최근 출간한 빠알리어 율장 '비나야삐따까'.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제공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가 한글로 완역해 최근 출간한 빠알리어 율장 '비나야삐따까'.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제공

불교 수행승이 지켜야 할 계율의 원형이 담긴 팔리어(빠알리어) 경전이 한글로 처음 완역됐다. 인도ㆍ이란어파에 속하는 빠알리어는 부처님이 사용한 언어다.

4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 따르면 협회 대표인 전재성 박사가 빠알리어로 율장(律藏)을 뜻하는 ‘비나야삐따까’를 우리말로 번역, 최근 출간했다. 비나야삐따까에는 수행승이 지켜야 할 227개 조항의 의무 계율(戒律) 등 율장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분석이 한글로 담겼다. 그간 한역(漢譯) 율장이 한글로 중역됐지만 난해하고 오역이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티베트어로 된 율장은 아직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다.

불교의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장(經藏)과 ‘하지 말라’는 계율(戒律)이 담긴 율장, 부처님 제자들의 학문적 해설서인 논장(論藏)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빠알리어 율장인 비나야삐따까가 여러 율장 가운데 가장 상세하다는 평가다. 고대 인도의 생활상을 담은 문화사적 보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율장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 박사가 별도 해제와 부록 등을 붙인 건 그래서다. 심한 생략에 따른 율장 문맥의 난해함을 해소하려 했고, 전문 용어는 한역에 의존하는 대신 일상적인 현대어로 대체했다. 주석서인 ‘싸만따빠싸디까’를 참고해 7,327개의 주석을 달아두기도 했다. 이렇게 완역한 비나야삐따까의 분량은 원고지로 총 3만5,134장에 달한다.

비나야삐따까는 전 박사가 율장 번역에 전념한 지 7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그는 2013년 4월 제1권 마하박가(大品)과 2권 쭐라박가(小品)를, 2015년 6월 3권 빅쿠비방가(마하비방가·比丘分別)와 4권 빅쿠니비방가(比丘尼分別)를 완역했다. 이어 2019년 12월 5권 빠리바라(附隨), 6권 빠띠목카(波羅提木叉)의 번역까지 끝냈다.

전 박사는 “율장에 담긴 계율 자체가 고대 인도 문화를 직접 반영하기 때문에 중역으로는 일반 승려나 재가 신도는 물론 전문 불교 연구자도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비나야삐따까를 쉬운 한글로 번역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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