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이 기상청이 전국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현상 탓이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2019년 겨울철 기상특성’을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은 3.1도로 평년(1981년~2010년)보다 2.5도 높았다. 기상청이 전국적으로 관측망을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46년만에 최고 기록으로, 겨울 평균기온으로는 처음으로 3도를 넘겼다.
평균 최고기온(8.3도)과 평균 최저기온(-1.4도) 역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 반짝 한파가 있었지만 실제 추위는 짧았다. 아침 최저기온이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일수’도 전국 평균 0.4일에 불과해 관측이래 가장 짧았다.
따뜻한 겨울날씨는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3도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소보다 발달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로 부는 찬 북서풍도 약했다.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 세력이 유지되고, 따뜻한 남풍기류가 유입된 것도 원인이다.
겨울비는 상대적으로 많이 내렸다. 3달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68.1㎜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기온이 높아 눈은 거의 오지 않았다. 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 중 가장 많이 쌓인 깊이를 뜻하는 전국 평균 최심신적설은 5.3㎝로 역대 가장 적었다. 눈이 온 날도 평균 11.5일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지난 겨울 이상기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북유럽과 러시아 서부를 중심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고, 호주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강한 폭염과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반면 따뜻한 지역인 태국과 인도북부, 이집트는 이상 저온과 함께 100여년만에 폭설이 내렸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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