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원론적 입장 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청와대를 향한 대남 비난 담화 발표에 대해 정부는 ‘남북간 상호존중’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김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따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하여 남북이 상호 존중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김 부부장의 위상 강화 여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분석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경색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상황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전날 오후 10시40분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된 청와대의 논평에 대해 비난하는 담화를 냈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북한 고위 당국자들이 대남 비난 담화를 낸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그 동안 남북 관계를 잇는 메신저 역할을 해온 김 부부장이 전면에 등장해 남북관계가 한층 더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부장의 ‘기습 담화’에 통일부는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통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남북간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특히 전날 오전엔 북한 개별관광,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사업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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