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경제 리스크 높여”... 12년 만의 긴급 회의서 대폭 인하 조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달 18일 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긴급 회의를 열어 선제적으로 인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1.00~1.25%로 낮아졌다. 연준이 정기 회의가 아닌 긴급 회의를 열고 금리를 내린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인하 조치는 FOMC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상황과 경제 전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한 수단과 조치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런 리스크의 관점에서, 그리고 최대의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FOMC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로 5개월 만이다.
이번 발표는 주요 7개국(G7)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G7는 성명에서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유지하면서 가격 안정화와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에 이어 다른 나라에서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호주와 말레이시아 등은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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