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사포 훈련 관련 靑 우려 표명에... “비논리적 언동으로 불신 증폭” 맹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고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지난 2일 강원 원산 인근에서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를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대화 국면에서 촉진자 역할을 해온 김 부부장이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남북 관계가 한층 경색된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불에 놀라 부지깽이만 봐도 놀란다고 하였다”며 “어제(2일) 진행된 인민군전선포병들의 화력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반응이 그렇다”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 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이 2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해 “북한이 지난해 11월말 이후 3개월만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재개하고 특히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다”며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훈련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바이러스가 연기 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3월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무기한 연기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어 “청와대의 이러한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음을 내비쳤다.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 발표는 전례가 없다. 백두혈통으로서의 위세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 부부장은 올해 당 핵심인 조직지도부로 이동해 당내 인사·검열·숙청 등의 업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9일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의 해임에도 김여정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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