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3일 국회에 제출한 4ㆍ15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여야 반발했다.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선거구 획정안이 당초 예상했던 5일을 넘겨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도 커졌다.
여야는 그간 협의해온 내용을 획정위가 충실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분구 대상이 된 경기 화성을 예로 “미세 조정은 분명 필요하다”면서도 “인구 유입이 큰 지역인데 행정동 편차를 미세하게 조정해주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선 어느 동이 또 떨어져 나갈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도 부정적이다. “여야 협의사항을 무시하고 큰 규모로 선거구를 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역구 5곳이 4곳으로 통합된 강원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거 보이콧’ 주장까지 나왔다. 지역구 4곳을 3곳으로 줄이는 경기 안산의 김명연(단원갑) 통합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의석과 특정 정치인의 지역구를 지켜주기 위해 안산 시민을 희생시킨 ‘반헌법적’ 선거구 획정”이라고 비판했다.
호남 기반 정당인 민생당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호남의 경우 지역구 5곳이 4곳으로 통합되고, 전남 순천이 2곳으로 분구돼 지역구 3곳이 줄었다. 하지만 이런 조정이 농산어촌 지역대표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선거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 민생당의 주장이다.
이날 획정안을 보고 받은 문희상 국회의장 역시 “그 동안의 교섭단체간 논의 내용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미흡한 감이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 의장은 이날 획정안에 강원 속초ㆍ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ㆍ고성 등 6개 지자체가 한 선거구로 묶인 것을 두고 “개정 선거법에 농어촌, 산간지역을 배려하는 것을 노력한다고 했는데 6개 군을 묶는 것은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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