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ㆍ태풍 등 재해 대비한 경기운영 지침 마련
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가 다양한 자연재해 상황에 대비한 경기 운영 판단 지침을 만들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서 있기 어려운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지자체가 피난 권고를 내리는 수준인 경계 레벨4 이상의 태풍이 발생할 경우엔 당일 경기를 중단한다.
일본에선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고,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대형 태풍이 관통하는 지역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조직위가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을 가정해 마련한 경기운영 판단 지침안에 따르면 지진의 경우 도쿄 23구에서는 진도 5강(뭔가 붙잡지 않으면 걷기 어려운 상태) 이상, 그 밖의 지역에선 진도 6약(서 있기 어려운 상태) 이상이면 조직위에서 위기관리팀을 가동한다. 지진발생 1시간 30분 이후 위기관리팀이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경기 재개나 연기를 판단한다. 진도 6강(서 있기가 어렵고 몸이 내동댕이쳐질 수 있는 상태) 이상이면 당일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 진도 4(매달린 물건이 크게 흔들리는 수준) 이하인 경우는 원칙적으로 경기장별로 중단 여부를 결정토록 할 방침이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 23구 내에서는 진도 5강이 관측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규모 이상의 지진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일 경기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경우 지자체에서 피난 권고나 지시가 내려지는 경계 레벨 4 이상이 예상될 때 해상경기는 상륙 예정 3일 전, 옥외경기는 2일 전, 실내경기는 전날에 중지 여부를 판단한다. 노약자에게 대피를 권고하는 수준인 경계 레벨3 이하일 경우엔 경기장별로 취소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지난해 10월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도쿄 등 수도권에 상륙했을 당시 경계 레벨4 이상이 발효된 지역에선 예정됐던 럭비 월드컵 일부 경기가 연기된 바 있다.
이밖에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헌장에는 대회 기간이 16일을 넘길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실내경기의 경우 무관중 상태로 치르는 방안도 포함됐다.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중 감염병이나 사이버테러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한 지침도 조만간 정리할 예정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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