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을] 3040 고민정, 5060 오세훈… 세대별 지지율 최대 2배
4ㆍ15 총선 핵심 전장으로 꼽히는 서울 광진을에서 미래통합당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오차범위 내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텃밭에서 오 전 시장이 선전했다는 분석과, 후발 주자인 고 전 대변인의 잠재력이 입증됐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의 지지율은 38.5%였고, 고 전 대변인은 35.9%로 집계됐다. 오차범위(±4.4%포인트)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 세대별로 보면, 전통적인 ‘3040 대 5060’의 구도가 두드러졌다. 30대에서 고 전 대변인(47.8%)의 지지율은 오 전 시장(32.7%)을 웃돌았고, 40대에선 고 전 대변인(52.1%)이 오 전 시장(24.5%)을 2배 이상의 차로 제쳤다. 반면 50대 사이에선 오 전 시장(51.2%)이 고 전 대변인(31.9%)을 앞섰고, 60대 이상에선 오 전 시장(50.3%)과 고 전 대변인(25.2%)의 지지율 격차가 2배 가까이 벌어졌다. 20대에선 오 전 시장(32.4%)과 고 전 대변인(28.6%)이 오차범위 안에서 맞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성별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73.8%는 고 전 대변인을 지지했고, 통합당 지지자의 91.9%는 오 전 시장을 꼽았다. 오 전 시장보다 고 전 대변인의 ‘지지 층 결집력’이 느슨하다는 뜻이다.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 무당층에선 오 전 시장(37.1%)이 고 전 대변인(12.7%)보다 우위였다. 이념 성향으로 보면, 스스로를 진보로 분류한 응답자의 72.1%는 고 전 대변인을 택했고, 보수 답변자는 68.8%가 오 전 시장을 꼽았다. 중도층에선 오 전 시장(34.9%)과 고 전 대변인(32.1%)의 지지율이 엇비슷했다.
‘지지 여부와 관계 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오 전 시장을 선택한 답변(46.0%)은 고 전 대변인(33.1%)보다 12.9%포인트 높았다. 지역 유권자들이 오 전 시장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는 뜻이다. ‘소속 정당을 고려하지 않고 인물만 보면 누구에게 더 호감을 느끼느냐’는 물음에서도 오 전 시장은 44.4%, 고 전 대변인은 36.4%였다.
오 전 시장은 약 1년 전부터 광진을 출마를 준비했고, 고 전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고 전 대변인이 선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오 전 시장의 인물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장관이 5선을 한 광진을은 민주당 지지도(39.8%)가 통합당(23.4%)을 크게 웃도는 등 오 전 시장에 불리한 표밭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청와대 타이틀’이 고 전 대변인에게 약점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에 ‘잘못한 일이다’(44.1%)는 답변이 ‘잘한 일이다’(33.8%)보다 많았다. 특히 중도층의 50.2%는 부정적이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광진을 선거가 ‘정당 대 정당’ 구도로 가면 고 전 대변인에게 유리하고, 인물 대결이 되면 오 전 시장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ㆍ녀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3월 1,2일 이틀간 조사했다. 안심번호를 바탕으로 한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13.4%(총 3,740명과 통화해 유선 25명, 무선 475명 등 500명이 응답 완료)였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0년 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권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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