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검사를 집중 시행하기로 했다. 이제까지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를 우선적으로 검사해 바이러스가 신천지 신자들 집단 밖으로 퍼지지 않도록 검사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들과 무관한 대구시민이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일정수준 이상 진행됐다고 판단하고 방역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사망자 등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신천지와 관계 없는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민의 환자 발생률이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에 비해 크게 낮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가격리 중인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 9,334명에 대한 방문 검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6,000여명의 검체가 채취됐고 이날까지 2,300여명(38%)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없는 대구시민의 경우 최근 일주일 동안 1만1,000건의 검체 채취가 이뤄졌고 1,300여명(11%)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전국 신천지교회 신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증상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는 점도 방역전략을 바꾸는 중요한 이유다. 정부가 시ㆍ도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한 신천지 신자와 교육생 23만9,000명에 대한 증상 조사는 99% 완료됐다. 대구ㆍ경북을 제외한 지역에서 보고된 증상이 있는 신도는 4,066명으로 검사가 절반 정도 이뤄졌다. 대구ㆍ경북 이외의 지역 유증상 신자들 가운데 양성 판정률은 1.7% 수준이어서 신천지 신자의 전국적 집단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립 중안본 제1총괄조정관은 “일반 시민의 확진환자 발생률이 낮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신천지 신자보다 대구시민의 검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의 자가격리 기간을 연장해 지속적으로 증상을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환자에서 신천지 관련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일 0시 기준 56%에 이르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확진환자는 5,186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보다 851명 늘었다. 격리 해제된 사람은 34명으로 전날 0시보다 3명 늘었다. 사망자는 31명으로 증가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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