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경제부총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호된 질타 받아
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공세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총력 대응을 천명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마스크 대란 사태가 벌어진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최대한 대응했는데도 확진자가 많이 나타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홍 부총리가 사과한 횟수만 일곱 차례에 달한다. 홍 부총리는 “마스크 생산량을 올리지 못해 담당 장관으로서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하루 수요가 수천만장인데 생산량이 1,000만장이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마스크 가격과 유통이 들쑥날쑥 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체국과 하나로마트 등) 공적유통망에서 판매되는 마스크 가격은 1,500원인데 그 분량을 확대해야 한다”며 “전시상태 철모와 똑같다고 생각하고 적정 가격으로 공급되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마스크 무상공급’ 제안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스크 무상공급을 할 경우 한 명당 일주일에 한 매만 지급된다”며 “불만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필요로 하는 국민 손에 들어가고, 소요가 덜 필요한 분은 참아주라고 해서 적재적소에 공급되도록 유통체계를 갖추는 게 과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못 듣고 있다”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의료인, 대구ㆍ경북지역, 사회 취약 계층에 1억3,000만장 가량의 마스크를 무상공급 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종일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고위 당정청 회의 이후 ‘대구 봉쇄’라는 표현이 나온 것과 관련, “저도 약간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중국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국민감정상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코로나19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선 “말 한 줄 가지고 평가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감쌌다. 문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짜파구리 파티’를 열었다는 야당 비판에 대해서는 “한 시간 반 정도 이뤄진 간담회에서 한 장면을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오해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김예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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