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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덮친 코로나19… 교민사회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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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덮친 코로나19… 교민사회 발칵

입력
2020.03.03 22:30
수정
2020.03.04 00:43
6면
0 0

워싱턴주 사망 6명으로 늘고 대구 방문 한인도 확진... 트럼프, 여행경보 격상 시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제약회사 경영진들과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제약회사 경영진들과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전파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워싱턴주(州) 교민사회는 사망자가 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한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행 제한 조치를 추가로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한국인 입국 제한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커지는 곳은 워싱턴주 시애틀 일대다. 최근 2명이 사망한 데 이어 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명이 더 목숨을 잃었다. 시애틀 인근 커클랜드의 장기요양시설인 ‘라이프케어센터’에서만 지금까지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4명, 8명이고, 50명 이상이 유사증상을 보여 집단감염의 온상지로 떠올랐다.

특히 시애틀에 거주하는 50대 한인 여성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교민사회도 패닉 상태다. 현지 동포언론 시애틀N은 “보건당국이 대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인 여성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한국 방문 후 첫 감염 사례”라고 전했다. 이 여성은 증상이 나타난 뒤 자가격리를 해왔다지만, 그가 다니던 교회 측이 접촉한 신도들을 파악하고 자가격리를 당부하는 등 교민사회 전체가 동요하고 있다. 이미 각종 행사와 모임이 취소됐고 한인 상점에선 사재기도 시작됐다. 다른 지역에선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던 교민이 결국 판매 부진으로 문을 닫는 등 자칫 ‘한국인 혐오’로 번질 우려마저 엿보인다.

워싱턴주 외에도 15개 주에서 감염자가 나오면서 아직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최종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추정 양성환자’를 합쳐 이날까지 코로나19 감염자는 총 102명으로 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주에서 환자가 나오는 건 병원균이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한국처럼 검사를 확대하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는 뒷북 대응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기 시작하자 외부로 화살을 돌리는 조치를 더욱 강화할 태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직항편으로 오는 모든 여행객들에 대해 출발시 발열검사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두 나라에 대한 강화된 조치를 통해 비판여론을 비켜가려 한 것이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거론한 미국 도착시 의료검사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주목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다. 그는 제약회사 경영진들과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던 중 ‘여행 제한 강화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더 많이 발발하는 특정 국가에 대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여행경보 격상 외에 한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더 강도 높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대구로 한정된 여행금지 지역을 확대할 수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서 한국ㆍ이탈리아 정부의 코로나19 퇴치 노력과 투명성을 평가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이 테이블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4명의 확진자가 나온 주한미군 상황과 관련해 “주한미군 기지에 보호장구 등을 최우선 배분하고 있으며 추가 의료팀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수혁 주미대사가 이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과도한 조치 자제를 당부하는 등 외교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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