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부티지지 이어 바이든 지지 표명… “블룸버그도 사퇴” 압박 커질 듯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판세를 좌우할 ‘슈퍼 화요일(3일)’을 코 앞에 두고 중도노선 주자들이 연이어 하차하고 있다. 강성 진보를 내세우는 지지율 선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맞서 ‘반(反)샌더스’ 중도 연대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중도 성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며 공식 하차를 선언했다. 전날엔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이 중도 사퇴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이날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바이든을 위해 싸우겠다. 당신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부티지지, 클로버샤의 바이든 지지로 중도진영은 확실한 결집 대형을 갖춰가는 분위기다. 물론 샌더스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다시 패할 것이란 민주당 주류의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실제 클로버샤는 “민주당이 4개월 더 분열하면 트럼프가 이 나라를 4년 더 분열시키는 모습을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진영 후보가 난립할 경우 ‘사회적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가 어부지리로 승리를 거머쥐고 대선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미 언론 역시 선명성만 강한 샌더스보다 득표 확장성이 큰 바이든의 경쟁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의 진짜 적은 샌더스가 아니라 각계각층의 표를 골고루 받을 수 있는 바이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도 연대가 가시화하면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향한 사퇴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같은 중도를 표방하는 블룸버그가 완주하는 상황이 닥치면 표가 양분돼 샌더스의 독주를 견제할 구심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14개주에서 전체 대의원의 3분의1(34%)가량을 뽑는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에 따라 압박 여론은 한층 커질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룸버그가 지난달 19일 첫 TV토론에서 참패한 이후 바이든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선거캠프 측은 아직까지 경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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