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재개 어려운 기업의 남는 인력→인력 모자란 기업에게 임시 파견
일자리 소개하는 플랫폼 통해…중국 정부도 적극 장려
“배달은 한 달 전부터 시작했고, 다른 동료들은 화물 배달 일을 시작했습니다.” 끊겼던 수입을 다시 이어가게 된 리양씨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중국 간쑤 지역 신문 간쑤왕(甘肃网)에 따르면, 리양씨는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전문점의 주방 관리원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생 후 손님의 발걸음이 끊겼고, 음식점은 영업을 중단했다. 리양씨를 포함한 10명의 직원들은 하루 만에 수입원을 잃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했다. 절망에 빠져 있던 양씨가 희망을 갖게 된 것은 플랫폼 회사 ‘롱차이윈(陇材云)’ 덕분이었다. 이 회사는 인력이 부족한 기업과 일자리를 찾는 인력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력 운용 측면에서 기업마다 상황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중국의 감염 환자 발생 상황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외식 업체, 소매 업체, 여행사 등은 손님이 끊겨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대규모 제조 기업, 대형 마트, 배달 업체는 수요 급증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주문은 크게 늘고 있지만 복귀하는 인력이 부족해 주문이 있어도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京东),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센셩(盒马鲜生), PC 제조업체 레노버(Lenovo), 유통업체 쑤닝(苏宁) 등은 ‘직원 공유’ 모델을 추진했다.
중국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5일 ‘전염병 방역 기간 내 생활필수품 공급 보장 방법 보급에 대한 통지’를 통해 기업 간의 직원 빌려주기를 통해 인력의 고용을 보장하고 유통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경제와 산업 전반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 해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기업들 사이에 벌어지는 인력 공유가 반가운 움직임 일수밖에 없다.
중국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京东)의 경우, 당분간 영업 재개가 어려운 10여 개의 기업 직원 700명을 고용해 징동 물류 단지, 영업부로 보냈다. 징동 물류 관계자는 “새로 온 직원에 대해 업무 조작 방법과 안전 규정 등 사전 훈련을 철저히 했고”라며 “국가의 방역 규정에 따라 마스크, 체온계, 소독액 등의 방역 물품을 제공하고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여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했다”고 말했다.
직원 공유 모델은 두 회사 사이에 계약을 통해서 이뤄진다. 인력을 ‘빌려간’ 회 사가 급여를 정산하여 일괄적으로 빌려준 회사에 지급하면, 빌려준 회사는 직원에게 급여를 준다. 보험의 경우 빌려준 회사는 직원의 ‘5보험 1기금’ (우리나라의 4대 보험과 유사)을 책임지며, 빌려간 회사는 직원에게 1년짜리 상해 보험을 제공한다. 판궈민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 등장한 ‘직원 공유’ 모델 이라는 표현은 새롭지만, 법률 상으로는 기존의 인력 차출 모델에 속한다고 말했다.
중남재정정법대학의 숫자경제연구원집행원장 판허린(盘和林)은, “직원 공유 모델은 일시적으로 노동력이 남아 도는 기존 외식 기업과 노동력이 부족한 신흥 전자 상거래 플랫폼 간에 노동력 공유를 촉발했고, 양 기업과 직원은 모두 발등의 불을 끄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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