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자 정부가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을 2주 더 연기하기로 했다. 대학에도 코로나 사태 종식 때까지 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 등 재택 수업을 권고했다. 전국 학교들이 3주 동안이나 문을 닫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학사 일정과 관리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돌봄 공백과 사설 학원 수업, 면학 지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개학 추가 연기로 당장 맞벌이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졌지만 정부 대책은 겉돌고 있다. 교육부는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긴급 돌봄’을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의 돌봄 서비스는 감염 우려로 이용을 꺼리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려 해도 회사로부터 휴가나 재택근무 승인 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여건이 괜찮은 편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나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은 사각지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가정 돌봄’ 지원 강화와 기업들의 협조 등 범사회적 돌봄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어정쩡한 상태인 사설 학원 휴원 문제도 해결이 시급하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학교는 못 가게 하면서 비좁은 학원에서 밀집 상태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육부의 권고로 대형 학원들은 문을 닫았으나 소규모 동네 학원들은 대부분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장기 휴원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영세 학원은 정부가 코로나 경제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휴원을 적극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휴업 기간에 방치되지 않도록 학교와 교육당국의 세심한 대책도 긴요하다. 온라인을 통한 학습 및 생활 지도 등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 특히 대입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입시학원 휴원에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것도 수험 준비에 대한 우려에서다. 당분간 원격수업이 불가피해진 대학생들은 무엇보다 수업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학에서의 온라인 강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 대학들은 이번 학기 전체를 가급적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도 차제에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시스템 개발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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