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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로 의료봉사 왔던 K간호사 “서울로 보내달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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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로 의료봉사 왔던 K간호사 “서울로 보내달라” 이유는?

입력
2020.03.02 18:15
수정
2020.03.02 21:4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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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확진 판정 후 “대구는 병상이 부족… 내 병상 비워달라” 호소

대구 남구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체채취를 담당하던 한 간호사가 1일 코로나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가 근무하던 선별 진료소 전경. 남구청 제공
대구 남구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체채취를 담당하던 한 간호사가 1일 코로나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가 근무하던 선별 진료소 전경. 남구청 제공
대한간호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일할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출처 대구시간호사회 홈페이지
대한간호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일할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출처 대구시간호사회 홈페이지

“더 이상 도울 수 없어 미안해요. 대구에도 병상이 모자란 데 서울로 보내주세요.”

타지에서 대구로 의료지원을 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 K씨가 대구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다. 지난달 23일 경기 양평군 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동료 5명과 함께 대구로 내려와 남구보건소에서 선별진료 업무를 전담했던 40대 중반의 이 간호사는 깊은 인상을 심고 보건소를 떠났다.

지난달 27일부터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 검체 채취 업무를 하던 K씨는 식사 교대 때도 동료를 먼저 챙기고 근무시간 후에도 마지막까지 남았다. 진료소를 찾는 노인들이 걱정이라도 하면 “별 것 아니다. 괜찮다”며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줬던 그는 공포가 만연한 대구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했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29일 고열 증상을 보였고, 1일 출근 직후 검사를 받아 오후 3시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자신은 확진 판정에도 무덤덤했다. 다만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했는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보건당국은 2일까지 남구보건소를 폐쇄시킨 후 직원 129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밀접접촉한 공보의와 간호사 등 10명에 대해선 자가격리 조치했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K씨는 1일 확진판정 직후 영남대병원에 격리됐다. 하지만 그는 “대구에는 병상도 부족하고 의료진 일손도 모자란 데 폐를 끼칠 수 없다”며 “서울로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일 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K씨와 함께 근무한 대구 남구보건소 직원들은 “수간호사급인 K간호사는 밝고 긍정적인데다 의료현장에서 리더십을 갖고 있었고 환자들의 무거운 마음을 덜어주는데 적극적이었다”며 “정작 본인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것에는 두려움이 없었던 그가 대구에 병상 하나를 비워주고 떠났다”고 말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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