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인수·합병(M&A)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항공업계 내 최초의 짝짓기인 양 사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제주항공은 국내 빅3 항공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51.17%(497만1,000주)를 약 545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695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을 반영, 인수금액이 150억원 낮아졌다. 양 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나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연장하면서 한때 인수 중단 우려도 제기됐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했다.
제주항공은 “양 사가 최근 항공시장의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이번 M&A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항공산업 위기 극복 및 공동의 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임을 충분히 공감해 최종인수가액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이 올해 4월 29일 이행보증금을 제외한 약 430억원의 차액을 지급하면 인수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완료하면 여객점유율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확실한 ‘빅3’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의 지난해 여객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9.54%, 아시아나항공이 21.55%로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14.17%로 3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 점유율에 7위인 이스타항공의 6.57%를 더하면 양 사의 점유율은 20.74%까지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과는 불과 0.81%포인트 차이로 추격하면서도 4위인 진에어(9.29%)와 격차는 11.45%포인트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려움에 처한 제주항공의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가 자칫 악재로 돌아올 수 있단 시나리오에서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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