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 위주의 군대에서 여성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국 117개 대학 학생군사교육단(ROTC) 소속 후보생 3,971명이 소위로 임관한 2일 육ㆍ해ㆍ공군 각각 남녀를 통틀어 임관성적 1위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육군에서 이 영예를 차지한 주인공은 성신여대 ROTC 출신 이수지(23) 소위다. 여성 후보생이 대통령상을 받은 건 역대 세 번째다.
이 소위는 ROTC 후보생 시절부터 ‘괴물’로 불렸지만 처음 경험한 군사훈련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저런 훈련은 재미있겠다’ ‘저걸 왜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다 첫 기초군사훈련 때 ‘호락호락한 게 아니구나’ 바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특유의 끈기로 모두 극복했다. 이 소위는 “체구가 왜소한 동기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꿋꿋하게 행군하는 것을 보고 ‘포기’란 단어는 생각조차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며 후보생 시절을 돌이켰다.
이 소위는 지난해 동계 입영훈련에서 특급전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급전사가 되려면 팔굽혀펴기ㆍ윗몸일으키기ㆍ3㎞ 뜀 걸음 3개 종목에서 ‘특급’ 성적을 받아야 한다. 동시에 사격도 특등사수가 돼야 하고, 정신전력 평가까지 통과해야 한다. 그는 “새로운 과제를 마칠 때마다 성취 욕구가 충족되는 느낌”이라며 “스스로 한계를 극복할 때 자존감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 임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인 초청 없이 각 학군단 자체 행사로 진행됐다. 신임 소위는 육군 3,578명, 해군 138명, 공군 134명, 해병대 121명이고 여군은 모두 282명이다. 이 소위 외 하종수(한국해양대) 해군 소위, 권우진(교통대) 공군 소위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