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로 전국 공장이 ‘셧다운(가동중단)’을 겪은 데 이어, 차량 판매와 인도에도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5개사는 지난달 세계 시장에서 전년 같은 달 대비 11% 감소한 50만5,212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3만9,290대, 해외 23만5,754대 등 총 27만5,044대를 판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17.4%)와 해외(-10.2%)에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해 전체 판매량이 12.6%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4일부터 27일까지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문제로 국내 공장 휴업과 조업 재개를 반복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울산2공장 도장부 직원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공장이 다음날 오전까지 폐쇄됐다.
기아차는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18만7,844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지난해 2월보다 13.7% 줄어든 2만8,681대, 해외 시장의 경우 3.2% 감소한 15만9,163대를 각각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을 휴업한 타격이 컸다.
한국GM 역시 내수 4,978대, 수출 2만3,148대 등 총 2만8,12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휴업 일수가 2일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짧고,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가세로 내수 판매 감소 폭은 3.8%에 머물렀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인 경승용차 부진으로 전체 수출 물량은 16%나 줄었다.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2월보다 32.7% 감소한 5,100대, 수출의 경우 9.8% 줄어든 2,041대를 판매했다. 총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7.4% 감소한 7,141대에 그쳤다.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로 7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생산ㆍ판매에 모두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르노삼성차는 전년 동월 대비 39.8% 감소한 7,057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SM3, SM5, SM7, 클리오 단종과 중형 세단 SM6 부진으로 판매량이 25.4% 감소했다. 수출 물량은 반토막 났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지난해 2월보다 61% 줄고, QM6 수출도 3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자 정부는 이달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5%에서 1.5%로 70% 이상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개소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이 줄어 실제 소비자 구매 가격은 최대 143만원 낮아지게 됐다. 완성차 업계는 이번 정책에 맞춰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판매 촉진을 노릴 계획이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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