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박근혜 청와대가 제작해 기념품으로 제공한 것으로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손목시계’를 차고 나온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 총회장은 2일 오후 신천지 연수원으로 알려진 경기 가평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며 “코로나 사건과 관련하여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말씀 드린다”고 했다. 신천지가 최근 신종 코로나의 국내 진원지로 지목되자 이 총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 못지 않게 이목을 끈 것은 이 총회장의 왼쪽 손목에 채워진 시계였다. ‘박근혜’라는 친필 사인과 함께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ㆍ무궁화가 새겨진 금속제 시계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제작해 나눠줬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해당 시계를 처음 공개하고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비롯해 대통령을 만나거나 표창을 받은 이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일각에서는 이 총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손목시계를 차고 나오면서 2012년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박 전 대통령과 신천지 연관설도 다시금 주목 받았다. 당시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 김용민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측근들과 신천지가 20년 가까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신천지와 교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이날 이 총회장을 상대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재시도 했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다.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경기도의 한 민간병원에서 진행 한 코로나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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