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대책회의 결과가 엇갈렸다.
KBL은 2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까지 정규리그를 4주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 29일 전주 KCC 숙소에서 확진자가 다녀간 것이 확인되면서 이뤄진 조치다. 앞서 부산 KT의 앨런 더햄과 바이런 멀린스,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 등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선수들이 ‘자진 퇴출’로 팀을 떠나면서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리그 중단은 프로스포츠 가운데 처음이다.
KBL은 4주 중단을 결정했지만 상황이 호전되면 각 구단과 협의해 리그 재개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지역 중립 경기 개최 여부도 논의하기로 했다. 만약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후속 대응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인식 KBL 사무총장은 “챔피언 결정전까지 모두 치르면 5월 10일 시즌이 끝날 예정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관련 등 시즌 종료 후에도 일정이 꽉 차 있어 이때까지는 시즌을 끝내야 한다”고 4주 중단의 근거를 설명했다. 다만 포스트시즌 일정은 변칙 운영이 불가피하다. 기존에 6강 및 4강 플레이오는 5전 3승제, 챔피언 결정전은 7전 4승제로 치렀으나 올 시즌에는 경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사무총장은 “포스트시즌을 3-3-5경기, 또는 1-1-3경기로 축소해 치르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외국인 선수 이탈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팀을 떠난 2개 구단 3명의 선수 외에 일부 다른 구단에서도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워낙 예민한 사안이라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KBL은 예상 밖의 ‘강행’ 결론을 내렸다. 6개 구단 사무국장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대책회의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무관중’ 상태로 리그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남자프로농구와 프로축구 K리그까지 리그 중단이나 연기를 결정한 상황에서 의외의 행보다. WKBL 관계자는 “선수들이 외부와 차단된 숙소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게 오히려 안전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